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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un, Run, Run  포스터입니다.

전시명

Run, Run, Run
전시기간 : 2013.10.22(화) - 2013.11.02(토), 일요일 휴관
전시장소 :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제2관 1실 (홍문관 2층)
참여작가 : 오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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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내용

 

 

           Run, Run, Run

       

            < 오상욱 초대전 >

 

 

 

 

 

 

 

 

 

 

 

 

 

 

 

 

 

 

 

 

 

 

 

 

 

 

 

 

 

 

 

 

   

 

 

 

 

 

 

 

 

 

 

 

 

 

 

 

 

 

 

 

 

 

 

 

 

 

 

 

 

 

 

 

 

 

 

 

 

 

 

 

 

 

 

 

 

 

 

 

 

 

 

 

 

 

 

 

 

 

 

 

 

 

 

 

 

 

 

 

 

 

 

 

 

 

 

 

 

 

 

 

조각, 도시의 벽을 질주하다

 

                                                                                                                                                                                   김병수(미술평론가)

 

 

 달린다는 것은 속도의 인간적 현실이다. 오상욱의 《Run, Run, Run》은 기존의 조각 형식을 탈피하고 있다. 공간과 덩어리라는 조각의 기초존재론을 미술사적으로 탐구하던 모습에서 동시대적인 문화 양태를 수용하여 펼쳐내는 입장을 만날 수 있다. 매체도 현대적인 요소를 반영하고 감각은 역동적이다. 질주는 모더니티의 상징이다. 공작인으로서 호모 파베르는 근대 세계의 노동 개념과 연관된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호모 파베르는 놀이에 대하여 개인적인 노동 역량을 증대시키는 데 필요한 부수적인 활동으로 간주한다. 그것은 조직 생활 속에서 목적을 위한 합리적 행위를 강조하며, 놀이와 여가 활동의 성격에 대하여 노동을 보완하는 합리적 목적 추구 활동 형태로 이끌어 간다. 즉, 호모 파베르는 노동을 근본적인 인간 욕구이고 사회적 실존의 중심으로 간주하며, 의사소통, 놀이, 사회성 등은 주변화 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앙리 베르그송은 『창조적 진화』에서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우리가 모든 오만에서 벗어나 인간종을 정의하기 위해 역사시대와 선사시대가 우리에게 인간과 지성의 항구적인 특성으로 제시하는 것에 엄밀히 머물기로 한다면, 우리는 인간을 아마도 호모 사피엔스라 말하지 않고 호모 파베르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요컨대 지성을 그 본래적인 행보로 나타나는 것 안에서 고찰할 경우 그것은 인공적인 대상들을 제작하고, 특히 도구를 만드는 도구들을 제작하며, 그 제작을 무한히 변형시키는 능력이다.” 그렇게 해서 도달하는 세계는 어디일까?

 이상은 그의 「시제일호」 첫머리에서 “십삼인의아해가도로로질주하오.”라고 썼다. 그런데 이어서 “(길은막다른골목이적당하오.)”라고 조건 혹은 상황을 준다. 이미 목적이 분명한 세계에서 달리는 것은 두렵다. 모더니티의 묵시록에 대응하여 오상욱은 색면과 동세를 통하여 활달한 호모 루덴스의 제스처를 보인다. 유희는 인간의 욕망에서 비합리적인 요소로 나타난다. 그로인해 욕망과 사회에 대한 상이한 사유가 등장한다. 호모 루덴스의 유희는 문화와 문명의 발전과 깊은 연관성을 지닌다. 유희는 자발적인 행위이다. 즐거움을 추구하는 유희는 유용성을 전제하지 않는다. 자유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을 전제하지 않는다. 이것은 모더니티 미학에서 탄생하는 순수예술의 형식과 멀리 있지 않다. 공작으로서 조각과 유희로서 예술이 서로 가로지르는 지점이다. 또 호모 루덴스의 유희는 일상적인 혹은 현실의 생활이 아니라, 오히려 실제의 삶을 벗어나서 아주 자유로운 한시적 활동의 영역으로 존재한다. 따라서 유희는 투사, 모순, 암시, 환상 등의 상상력을 전제로 하는 활동이다. ‘그냥 ∼하는 듯 가장하다(only pretending)’의 허구성을 통해 놀이 주체는 진지한 삶을 구현한다. 그래서 공작과 유희의 구분은 유동적인 것으로 존재할 뿐이다. 호모 루덴스는 사심이 없음(disinterestedness)을 특징으로 한다. 즉, 어떤 대상을 이해관계나 목적의식 없이 바라보는 마음 자세를 지닌다. 유희의 비일상성은 유희를 욕망의 직접적인 만족 여부의 바깥에 놓이게 한다. 그러나 정규적으로 반복되는 휴식 행위로서의 유희는 우리 삶의 보완자로서 삶 전체의 불가결한 요소이다. 유희는 자유로운 표현이라는 이상과 공동생활이라는 이상을 만족시키는 삶의 절대적인 기능을 갖는다. 그리고 유희가 지니는 긴장, 평형, 안정, 전환, 대조, 변주, 결합과 해체, 그리고 해결의 과정은 그대로 삶에 반영된다. 유희의 은유로서 인생! 다시 말해서 전형적인 삶의 과정, 즉 실험, 기회, 경쟁 등과 관련성을 지닌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호모 루덴스는 유희를 통하여 욕망, 용기, 끈기, 역량, 그리고 공정성을 배우게 된다.

공작과 유희 사이 혹은 그 너머가 오상욱이 질주하는 지점이다. 미술사에서 작가의 위치를 조망해볼 수도 있다. 마리네티가 “새로운 시대의 미는 속도의 미이다.”라고 말한 1909년 이후 다양한 매체들이 그 뜻을 따랐다. 우리 시대의 삶은 더욱 이 명제를 찬양하고 있다. 또 “본질에 이르는 여과된 형태에 도달했다는” 앙리 마티스의 색종이 작업은 형식적으로 단순함과 강렬함을 스펙터클하게 보여준다. 도시가 드러내는 이미지의 경제이다. 이러한 도시 중심적 삶의 방식은 공간의 총체성을 그 자신의 틀 속에서 재창조한다. 이를 헤겔식으로 표현하면 “시간의 경과 속에서 일어나는 부단한 생성에 대한 공간의 평화로운 공존”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작가의 스펙터클은 이데올로기적인지 탈이데올로기적인지 혼란스럽다. 현대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은유로서 속도를 물질화했을 뿐이라고 그의 작업을 평가할 수도 있다. 또 세계의 추상적 의지로서 이데올로기를 속도의 스펙터클로만 드러냈다고 한다면 이는 그 역사의 종언을 의미한다. 그러나 작가는 현실적 삶의 빈곤, 굴종, 부정을 노정하고 표출하는 것보다는 마리네티의 신조를 따르는 것 같다.

 한 조각가의 작업이 드러내는 위치를 포착한다는 것은 그 근원을 모색한다는 말이다. 오상욱의 색면과 벽면의 만남은 삶의 실존성을 강력히 과시하는데, 이 경우 현대 도시 생활이 압축적으로 제시된다. 물론 합판을 오려 작업한 경우는 고대 그리스의 도기화에서 보이는 마라톤 모습을 상기하게도 한다. 이 경우를 제외하고는 45°와 90°만으로 이루어진 부분과 전체가 작업을 구성한다. 멀리서 그의 작업을 관조하기보다는 곁을 걸어가며 느끼는 감각이 더욱 실감난다. 이는 역시 도시의 거리를 거쳐 어딘가로 향할 때 스미듯이 들어오는 시각 체험을 촉각적으로 수용한다는 것이다. 도시 생활의 특성 가운데 하나인 배회 혹은 산책과는 다른 분주한 삶을 담고 있는 내용이 수용의 방식에서도 감상보다는 참여의 방식으로 움직임을 요청하는 것 같다. 건설로서 도시가 아닌 삶을 영위하는 터전에로의 실천을 희망하는 것이다. 도시는 단순한 물리적인 장치의 결합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이나 해석과 실천의 장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시의 삶은 현대 문화 속에서 살아간다는 의미이다. 그것은 공작과 유희 그리고 탈/이념이 버무려진 하나의 판이다.

 

 

 

 

 

 

 

 

        전시기간 : 2013.10.22(화) - 2013.11.02(토), 일요일 휴관

 

        전시장소 :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제2관 1실 (홍문관 2층)

 

        참여작가 : 오상욱

 

 

        * opening : 2013.10.22(화), 5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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