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조형에 있어서 빛 효과를 적용한 물의 인상표현 연구
 
김진수
 
 
1.서론
 
이 전시의 작품들은 빛이 재료에 투영되는 현상에서 나타나는 효과를 조형과 결부시켜 하나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만들고자 하는데서 출발하였다. 빛에 따른 현상들은 비가시적이나 시각적 효과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 효과는 실체가 없는 허상이나 가시적인 하나의 조형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빛이 새로운 조형요소를 만드는 미술의 중요한 도구가 됨을 인식하고 빛의 현상적 효과들을 조형에 적용하여 그 가능성을 모색해보는 데 목적이 있다.
 연구자는 재료의 물성을 활용하는 작업에 관심을 가지며 재료자체가 지닌 질감이나 때로는 즉물적이 것들을 작품에 투입시켜 변용하는 작품들을 해왔는데 이번 발표작 또한 그 관심사의 연장선에서 출발하였다.
 
 
2.빛 현상의 효과와 조형적 적용
 
1)Light effect+Water Impression
전시된 작품들은 빛이 재료에 투과, 흡수, 반사되는 현상 속에서 나타나는 효과를 조형형태 안에 담아서 전체적인 물의 인상을 만들어 내도록 의도된 것이다.
조형의 형태는 물과 관련된 풍경이나 구체적인 내용이 아니라 추상적인 물의 느낌들을 단순한 타원, 원, 유선형 등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루어진 구성체이며 적용된 빛의 효과는 재료에 투영된 허상들로 함축하여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허상들은 개개의 조형과 결부되어 형태가 왜곡되거나 드러나고 환영을 만들며 전체적인 물의 심상을 만들어 낸다.
2) Light vs Water
물과 빛은 삶의 토대나 원천으로의 성격을 지니며 진리나 생명의 의미로써 고대부터 철학적 사유의 대상이 되어 왔다.
빛은 비물질의 형태를 가지고 있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어둠을 통해 나타나고 신성한 정신의 표현이자 인간내면의 무엇인가를 드러내는 시각적 대상이었고 물은 생육하는 원초적 생명력을 지니며 모성의 대표적 상징으로 여겨졌다. 또한 그 형태가 유동적이어서 다른 형태로 변화할 수 있고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며 순환하며 생성과 소멸, 정화와 재생을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물과 빛은 상당 부분 공통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형이상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우주를 이루는 근본이자 생명의 근원, 정신적 물질로 해석되어 사색, 치유, 숭고의 통로가 되는 역할을 해왔으며, 물성으로써 빛의 효과를 이미지화 할 수 있는 조형언어는 곧 물의 심상이기도 하다.
조형이미지 |
빛의 현상 |
빛의 효과 |
투영 |
흡수, 반사 |
반사상, 흡수 |
허상 |
간섭 |
무아레 |
반사 |
반사 |
물성변화 |
환영 |
직진, 반사 |
반사상, 그림자 |
 
 
연구된 작품은 물의 형태 이미지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보다는 재료에 반영된 빛의 효과를 이용하여 물의 감성을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물과 관련된 구체적인 형태나 풍경 보다 체험이나 경험에 의한 추상적인 물의 감성이 시각적 환영을 통해 드러나기를 원했다.
따라서 이것은 어떤 형태이다. 무엇이다. 이것은 어떻다 라고 규정짓지 않고 보는 이에 따라 여러 가지로 보여지는 느낌그대로 다양한 해석들이 유추되어 질 수 있기를 의도했다.
 
3) 빛망울〔vitmangul〕
전시의 주제어로 사용된 ‘빛망울’은 새로운 합성어로 ‘빛’과 ‘망울’이 결합된 형태이다.
‘망울’은 ‘멍울’의 작은말로 어떤 덩어리나 알갱이가 응결되어 맺혀있는 것을 나타내는 말로써 눈망울, 꽃망울 등에서 사용 예를 찾아볼 수 있다.
작품에 활용된 빛의 효과와 느낌을 빗방울, 물방울 등에서 연상될 수 있는 ‘빛방울’로 표현한 후 다시 ‘빛망울’이라는 언어로 연결시켰다.
 빛망울에서 느껴지는 물의 감성언어는 아롱지다, 망울지다, 굽이치다, 일렁이다 등으로 확장시킬 수 있으며 이것은 개개 작품의 제목이기도 하다.
3.새로운 조형요소로서의 가능성
 
미술사적인 맥락에서 볼 때 빛은 형태를 감추거나 드러내는 역할, 색채를 표현하는 역할을 해왔으며 현대에 이르러서는 인공광원의 등장과 함께 그 자체의 아름다움이나 동력에 의한 표현등과 결부되어 여러 예술의 장르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금속조형분야에서도 조명디자인과 관련된 작품들이 꾸준히 발표되고 있으며 빛의 예술적 활용과 조형요소로써의 응용가능성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있다.
본 연구자의 빛은 공간 분위기와 감성을 전환하는 도구이자 새로운 현상적 효과를 자아내는 조형매체로써, 재료가 가진 물성을 빛과 결부시켜 나타나는 허상들을 형태 안에 담아 환영적인 일루젼을 관람자가 느끼게 하여 조형 이미지의 경험감성을 증대 시키게 한다.
즉, 작품을 통하여 환영적 이미지의 실체를 탐색하거나 투영된 상의 왜곡된 상을 체험함으로써 조형의 시각적 경험을 관람자의 인상에 남기고 싶다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