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어둠展]
홍익대학교 미술학과 회화과 임성연 박사학위청구전
2022. 12. 07 (수) - 2022. 12.12 (월)
관람시간 : 10:00 - 18:00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제2관 (홍문관 2층) 2실
[참여작가]
임성연
[전시 소개]
빛은 분명하게 정의되거나 규정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개념’이기 보다는 ‘상징’이나 ‘은
유’로서 인간 편에서 인식으로만 다다를 수 없으며, 단지 관조라는 바라봄으로만 접근할 수 있
는 ‘존재 너머이다.’ 독일의 철학사가 베르너 바이어발테스에 의하면, 단순히 순수 개념으로 다
설명할 수 없지만, 그 자체로 존재론적이고 초월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빛의 핵심적 특징이다.
이는 빛이 그 자체로 비이성적인 것이 아니며 정신에 ‘알려질 수 있는 것’이나, 동시에 인간의
이성에 의해 완전히 파악되거나 제한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초월하는 ‘그 너머’의 영역
을 향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고대 철학에서도 진리 인식에 있어 존재의 최종 근거와 대상
인 ‘존재 자체’를 향해 개별 존재자들을 이끄는 대상인 빛은 선의 이데아, 로고스 등으로 규정되
며, 동시에 사물과 현상을 넘어선 더 높고 깊은 차원의 세계를 언어적으로 표현하는 ‘근원적’ 상
징이며, 실재의 인식에 입각한 존재론적 사유를 신적 체험의 관점에서 완성하는 것으로서 파악
된다.
다음으로, 빛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자연 사물을 조명하여 생명을 주는 초자연에 대한 ‘경험적’
빛이다. 굴절과 반사를 통한 산란 현상, 회절과 간섭의 에너지를 내포하고, 파동과 입자의 이중
성으로 인한 물질의 상태의 공존이 일어나는 극미세계를 발산하는 초자연적 속성이다. ‘경험적’
빛에서는 생동감 있는 역동적인 보편성의 양상에 매료되며 영혼이 정화되고 ‘눈을 뜨게 되는 빛’
의 체험으로 나아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경험적’ 빛은 근원과 영원성에 대한 갈망과 동경을 부
상시킨다. 자아의 소외가 심화되고, 은폐된 내면의 어둠에도 직면하게 된다. 사회의 부조리, 죽
음, 고통, 불안, 공포에 숨어든 비 본래적 모습들이다. 이는 빛으로부터 분산되고 분리된 존재방
식의 인식과 동시에, 자아는 은폐된 내적 어둠의 노출로 이어진다. 결국, 자신의 내면을 조명하
고 본래적 자신으로 이끄는 ‘내적인 빛’을 만나게 된다. 어둠을 통해서 빛으로 회귀하는 것이다.
근원적이며 초자연적인 빛은 인간 내면에 어둠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내적 움직임을 더욱 대립
적인 형태로 심화시키고, 나아가 ‘죽음과 같은 어둠을 지나서 얻게 되는 빛’으로 통합한다. 이러
한 이중적 신비, 어둠과 빛의 메타퍼는 삶의 변화를 일으키고 고차원의 심미적 세계로 이끈다.
어둠이 드러나는 역설적인 과정에서 빛은 이미 존재하고 있는, ‘빛나는 어둠’이다.